일절(一切)의 질병(疾病)은 숙식(宿食)을 근본으로 한다 보고 읽고 쓰고

 '일절(一切)의 질병(疾病)은 숙식(宿食)을 근본으로 한다.' 

 
 과식에 쉽게 무너지는 나에게 석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몸과 마음에 담겨져 있는 일절의 질병이 숙식을 그 근본으로 함으로 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히 먹으라고.

 쉽지 않은 일이다. 식탐을 줄인다는 것은 당연히 쉽지도 않거니와 본능적으로 꺼려지기도 한다. 허나 가끔 그 욕심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다. 

 2006년, 군입대 전의 나는 일주일 간 오렌지 주스 따위의 음료만 마시면서 단식을 했던 경험이 있다. 이틀에서 삼일째 되는 날까지는 굶주림에 괴로웠지만 날이 지날수록 정신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도중에 그만두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사실 누구나 과식보다는 소식이 몸에 좋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지키기가 힘들 뿐일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지키려는 하나의 방편은 낮밥을 먹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점심이라고 부르는 이것의 본디 뜻과 유래를 보면 중국(中國) 남송(南宋) 때에 한세충(韓世忠)이라는 장군의 아내였던 양홍옥(梁紅玉)의 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나라와 전쟁 중 양홍옥은 손수 만두를 빚어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 양이 적어 “만두의 양이 많지 않으니까 마음(心)에 점(點)이나 찍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것이 점심(點心)의 유래라 한다.

 현대인의 활동량이 옛 선조들만 할까. 그보다 적은 활동량을 가졌을 법한 내가 삼시 세끼를 다 챙기는 것이 우습기도 하거니와 법정스님의 하루에 두끼만 먹어도 족하다는 말씀에 낮밥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입 안에는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는 말씀도 그러한 맥락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배가 불러서" 그렇다는 말도 허투루 들을 말이 아닌 듯 싶기도 하다.

 점심을 먹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살을 빼거나', '돈을 아끼거나'의 목적만 있는 줄로 알지만 이 장황한 이야기를 어찌 다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말해줘도 조소를 금치 못하는 이도 있는 판국에.

 남이 어찌 생각하든 간에 조석을 든든히하고 점심을 간단히하는 버릇을 길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음에 점을 찍으며 살겠다는 소리이지, 조반까지 챙겨가며 옛것을 되돌려 살겠다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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